기구 필라테스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 끝에 나는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했다.
알아보니 기구 필라테스에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었다.
세계적으로 알아준다는 국제 자격증과 여러 개의 국내 민간 자격증들이 있었는데, 나는 이 자격증으로 누군가를 가르치거나, 이것을 직업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이기에 자격증의 네임벨류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.
내가 자격증을 선택할 때 고려했던 것은 다섯 가지 정도였다.
첫 번째,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 위한 티칭 법보다는 필라테스 자체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라는 것.
두 번째, 직장생활과 함께 병행하면서도 80% 이상의 참석률이 가능한 스케줄의 수업이어야 한다는 것.
세 번째, 소수정예인 수업일 것.
네 번째, 해부학 수업을 함께 진행할 것.
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, 내가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.
당장 취득이 급한 것도 아니어서 위의 조건들에 적합한 학원을 찾기가 어렵다면 할 수 없지 싶은 마음이었다.
그나마 괜찮다 싶은 몇 곳에 상담을 받았지만 직장생활과의 병행은 힘들 것 같아 마음을 접었을 즈음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.
요가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이 기구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 하시는데 그분과 함께 2:1로 자격증반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이었다.
나는 고작 반년 정도 기구 필라테스를 배운 게 전부라 요가 선생님인 그분과 수준이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함께 수업하게 될 그분은 요가를 하셨지 기구 필라테스는 해본 경험이 없는 분이라 괜찮을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.
원하던 대로 규모도 작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매우 소수였으며 가격도 합리적이었다.
큰 규모의 협회는 아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고, 스케줄도 내 일정에 맞게 조율해 주신다는 말에 한번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겠다고 말씀드렸다.
방문한 센터는 생각보다도 규모가 작았다.
지하철을 환승해 가야 했지만 못 다닐 만큼 멀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마음에 들었다.
처음 뵙는 선생님은 곧은 자세에 표정이 밝은 분이었다.
망설여하는 나를 잘 이끌어줄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자신 있게 말씀해주셨다.
나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적어도 그 분야에서 만큼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좋다.
그래서 선생님 뵙고 바로 이 선생님에게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.
물론 당일에는 고민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왔지만 사실 나는 이미 첫날 배워보기로 결정했다.
귀가 너무 얇은 거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 해명하자면 그런 건 아니다.
할까 말까 고민될 때, “한번 해볼게요”하는 대답이 나에게 늘 최선이었다는 내 인생 빅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이었다.
이런 게 귀가 얇은 건가....?
여하튼 더위가 아직 끝나지 않았던 8월, 그렇게 나는 기구 필라테스 자격증 반을 시작하게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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